작은 아들이 중3인데 어젯밤 아빠 짱구 한번 보러 갈래요? 하고 뜬금없이 말했다.
"야! 니는 중3이나 되는 게 아직까지 어린이 만화 짱구 보러 가고 싶냐?"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개인의 취향이라서 그냥 조용히 "왜 친구 없나? "라고 물었더니 대답을 안 하길래
그냥 같이 갔다. 그래도 이때가 아니면 언제 아들과 같이 영화관에 갈까?라는 간절함이 올라와
같이 가게 되었다.
일본에선 거의 4개월 전에 개봉한 나름의 따끈한 영화였다.
2023년 8월 4일에 개봉했으니 자기 나라에서 상영한 시간을 빼더라도 나름 빨리 오지 않았나 싶었다.
일본은 애니메이션 나라답게 온 국민이 만화를 좋아하고 애니메이션도 극장에 가서 본다고 한다.
그래서 갈수록 애니메이션 기술도 좋아지고 발전하는데 이번 극장판 짱구는 31번째 극장판으로 시리즈 최초
3D CG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졌고 기간이 놀랍게도 7년이나 걸렸다고 한다.
아이들 영화라 제목부터 남달랐는데 "신차원 짱구는 못 말려 더 무비: 초능력 대결전~날아라 수제김밥" 이였다.
여기서 수제김밥이 인상적이었는데 극 중에 짱구가족들이 집에서 김밥을 말아먹는데 한국과는 달라 보였다.
여러 가지 김밥토핑을 네모난 쟁반에 가지런히 펼쳐놓고 조미 안 된 큰 김에 아이스크림처럼 말아먹었다.
그게 참 신기해 보였다.
간단한 줄거리
어느 날 하늘에서 유성처럼 보이는 두 개의 물체가 떨어지는데 하나는 짱구에게 또 하나는 나중에 악당으로 변하는
음지남(이름입니다.)에게 떨어집니다. 유성처럼 생긴 물체에 맞은 두 사람은 각자 초능력을 쓸 수 있게 되고 짱구와 음지남은 서로 대결을 하게 되는데 나중에 음지남은 또 다른 악당에게 속아 거대한 괴물로 변하고 이때 짱구는 자신의 아빠를 이용해 거대한 김밥을 만들어 이를 공격무기로 쓰게 됩니다. 그래서 날아라 수제김밥인 거죠. 싸우다 결국은 항상 그랬듯 짱구가 이깁니다. 아니 짱구가족이 이기죠. 이럴 땐 미국영화의 가족주의를 보는 것 같습니다.
재미있던 점
일단 어른인 제가 봐도 재미있습니다. 오래간만에 아이들 영화를 봐서 그런지 유치해 보이는 것에도 크게 웃기도 하고 나름 감동씬도 있어서 눈물도 나고.. 3D로 해서 그런지 훨씬 입체감이 들었는데 약간 거부감은 들었습니다.
짱구는 워낙 어릴 때부터 보던 거라 2D에 익숙해 있어서 그런지 이질감이 났습니다.
하지만 7년 동안 제작했다는 말에 얼마나 힘들었는지 다시 보이기도 했습니다.
캐릭터의 작명센스는 한국에서 지었는지 아님 일본 거를 그대로 베꼈는지 너무 재미났습니다.
극 중 악당인 음지남, 노스트라다무스가 아닌 누 스트라다무스 본명은 또라
그리고 짱구의 성이 신 씨 라는건 처음 알았습니다.
액션씨도 굉장히 자연스러웠고 화려했습니다. 특히 짱구네 차가 청룡열차의 레일 위로 달리는 아찔한 장면과 이를 뒤쫓는 괴물과의 액션씬은 실사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또한 악당이 왜 지금의 악당이 되었는지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어릴 땐 착했는데 나쁜 친구들에 의해 괴롭힘을 당하고 청년기에도 여전히 괴롭힘을 당해서 그 울분이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럴 때 아이들은 느끼겠죠. 친구를 괴롭혀서는 안 되고 나쁜 친구가 있다면 처음엔 그렇지 않다는 것을요
옥에 티
짱구는 어린이 만화라고 알고 있지만 예전에 크레용짱구라는 만화책을 보면 음흉한 짱구가 나옵니다.
몸은 어린이지만 속은 어른으로 많이 묘사되죠. 눈빛이나 입이 매우 간사해 보입니다.
시시 탐탐 여자 선생님을 노립니다. 하~ 이게 진정 아이 맞나요?
노골적으로 여자의 가슴을 탐하기도 하고 데이트 시도도 합니다.
역시 영화에서 짱구는 초능력을 발휘해 초능력 연구회 여자회원의 가슴으로 안기는 장면이 나오는데 같이 있던
아들과 보기에 약간 민망했습니다. 아 저런 장면을 넣어야 했나요?
하지만 또 없으면 짱구가 아니니.. 이것 참 진퇴양난입니다.
그리고 중국에 수출될 때 짱구가 여자 브래지어를 안대로 쓰고 나오는데 이게 검열되어 일반 안대로 바뀌었습니다.
이것마저 나왔다면 정말 아들과는 같이 가면 안 될 것 같았습니다.
결론
둘이 같이 보는데 25000원이 들었습니다. 요즘은 이런 경우 넷플릭스 한 달 요금과 많이 비교합니다.
다행히 저는 넷을 안보지만 둘이 보기에 비싸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극장에서 보는 맛은 집에서 보는 티브이와는 또 다른 맛이기에
그리고 아들과 같이 간다면 그리 나쁜 선택은 아니라고 봅니다.
봐도 될 것 같습니다.
후회는 안 할 겁니다. 뻔하지만 재미있고 감동도 있습니다.
7년간 제작한 3D 기술도 느껴보시고 크게 웃을 수도 있습니다.
참 3D라고는 하지만 입체 안경을 쓰고 보지는 않습니다.
그림 자체가 입체감이 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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